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십리포 저녁 단상 / 김숙경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십리포 저녁 단상
김숙경
해초의 비릿한 내음
파도소리 귓전을 울리고
은빛 출렁이는 노을 진 바닷길 갈대 사이로
붉은 사슴 영흥교를 넘어간다
파도가 스러지는 모래 끝자락에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굴을 캐며
바다가 놀이터였던 어린 날
시간은 추억 속으로 숨는다
얼큰한 조개 콩나물국에 뜨거운 밥
어리굴젓 한 젓가락 얹어 먹는다
혀끝에 바다의 짜릿함이 감기고
곰삭은 石花의 눈물도 씹힌다
추억은 노래가 되어
저녁 밥상이 달다.
ㅡ출처 : 『詩하늘』(2013. 봄)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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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고향인 사람들의 노래에는
언제나 바다 이야기가 나온다
추억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 지난 날 생각에 젖으면
으레 말문으로 열리는 이야기가
바다 이야기다
화자는 그것 때문에 저녁 밥상이 달다고 한다
어지간히 추억이 짙었나 보다
영흥도 십리포 해변에는
방풍림으로 자리한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고
왕사가 발바닥을 명쾌하게 자극하기로 유명하다
내년 여름에는 박찬덕 님 만나러
그쪽으로 갔으면 한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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