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인 날 / 조동례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인 날
조동례
사랑노래 끝나기도 전에
이별노래 판치는 노래방에서
나는 사랑노래에도 아파서 울고
이별노래에도 아파서 울었다
걸리는 게 어디 한두 가지랴
사랑과 이별이 차고 이우느라
상처는 배경이 드러나지 않는 꽃이다
다가가도 아프고 다가와도 아픈 꽃
가만히 있는 너를 잘못 건드렸다 생아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여도
어둠을 배경으로 별이 뜨고
별을 배경으로 달은 살아 있더라
ㅡ출처 : 시집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삶창,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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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아파보고 이별에 슬퍼본 사람은 안다
사랑과 이별이 차고 이우는 걸 견뎌온 사람이라면
그 모두가 아픈 꽃이라 하겠다
이것도 아니해보고
저것도 아니해보고
어찌 성숙하기를 바라겠는가
사람 사랑에 대수가 있겠냐만
사랑만을 위해서 사랑하진 말아라
그게 탈이거든
사랑하듯이 사랑하면 아무 탈 없는 것을
깊어졌다가 맛보는 게 낭패다
사랑도 그렇고 이별도 그렇다
사랑과 이별의 배경은 바로 나다, 생아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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