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게시판

참꽃 진달래

오선민 2011. 4. 26. 10:00

화창한 주말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노랑, 분홍으로 바뀐 산과 들에 다녀오셨나요, 아니면 벚꽃 흐드러진 곳에서 향기에 취하셨나요?

개나리, 목련, 벚꽃, 유채꽃, 아카시아…, 봄에는 많은 꽃들이 피지만 한동안 진달래와 철쭉만 봄꽃으로 알고 지냈습니다. 두 닮은 꽃은 한(恨)의 꽃, 혁명(革命)의 꽃이었지요. 연붉게 물든 교정에서 친구들과 함께 강소주를 비우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진달래와 철쭉은 참 헷갈리지요? 진달래는 먹을 수 있다고 해 ‘참꽃’, 철쭉은 먹을 수 없어 ‘개꽃’이라고 부른답니다. 선인들은 봄이면 진달래 꽃잎을 올려 지진 화전이나 오미자즙 또는 꿀물에 진달래를 띄운 화채를 먹었고 진달래의 꽃잎을 따서 두견주(杜鵑酒)를 담아 마셨지요.

오늘은 너무나도 유명한 소월(素月) 김정식의 ‘진달래꽃’을 준비했습니다.  읽고 또 읽어도 아름다운 시입니다. 소월이 남편에게 버림받은 외숙모의 슬픔을 대신 노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귀다툼의 세상에서 사랑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여러 가지를 생각게 하는 시입니다. 여러분 마음이 이악스러운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평온함에 빠지게 되기를 빕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