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강문 해변에서.......
강문해변에서
오선민
강문까지 가는 길에는
마른 낙엽이 누워 있었다
어화횟집 창문 밖에는
배 한 척 없는 빈 바다가
하얀 춤을 추고 있다
눈앞에 놓인 회 한 점을 집어 들고
쓴 약 같은 소주를 한 잔 마셨다
바다위에 글자가 어른거린다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찍으며
혼자 웃었다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리고
그것이 정답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일까
인연이 아닌 것을
갈매기에게 틀린 답 물어가라 했다
바다에게 맞는 답 던져 주었다
눈물 나도록 목이 터져라 웃으며
질펀하게 모래사장에 앉아
끝없는 동그란 길을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