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감상

목어 / 이은재

오선민 2014. 7. 15. 15:24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목어

 

이은재

 

 

눈동자 꽁꽁 묶어 두고

 

속 다 비운 채

 

바람 제멋대로 드나들게 했었지

 

쇠북처럼 울지도 못하고

 

 

 

ㅡ출처 : 시집『나무의 유적』(그루, 2014)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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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세상을 향하여 바르게 눈을 뜨고 있었느냐

졸지 말고 도(道)를 닦으라는 말 잊지 않았겠지

너도 사람이라 가르침대로만 살진 않았겠지만

세상을 건너가는 업에는 고통이 따르니라

고행의 완성이 업을 완성하는 것인데

한갓 성찰만으로 쉬 건너가리라 여기지 마라

뉘우침으로 열심히 두들겨 맞는 것도 좋으니라

그 소리로 중생을 일깨웠다면 그 또한 보시한 것이니

해탈의 근처는 왔겠다

무릇 비운다고 그러는데

비운다는 건 진리대로,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지

욕심내지 말거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