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에 이르는 법 / 복효근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영원에 이르는 법
복효근
엘리베이터에서나 미용실에서
좌우 혹은 전후로 붙어있는 거울 사이에 있을 때
거울에 비친 모습이 반대편 거울 속에 비치고 다시 그 모습이 반대편 거울 속에 비치고
그래서 끝 간 데를 알 수 없이 서로가 서로를 비춰주듯
가령 그대와 내가 마주보고 있을 때
내가 눈부처로 그대 눈 속에 비치고 그대의 모습은 내 눈 속에 눈부처로 비치고
그 눈부처의 눈 속에 다시 그대가 비치고 내가 비치고 비친 그 눈부처의 눈 속에 서로가 서로를 끝 간 데 없이 비출 것을 생각하면
아예 없을지도 모를 그 소실점의 거리를 생각하면
영원에 이르는 것은 순식간이네
그 순식간을 영원으로 이어놓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네
다만 그대와 내가 마주 보고 있을 때
ㅡ출처 : 『현대시학』(2012. 7)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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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혹은 전후로 붙어 있는 거울 사이에 선
나
아마 이런 경험 더러 했으리라
더구나 목욕탕에서 발가벗고 있을 때
우연히 거울을 바라본 순간의 영원성
시인은 그래도 점잖다
그대와 나를 설정해서
눈 속의 눈부처로 비치고 비치고 또 비친다고 한다
순식간을 영원으로 이어놓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란다
다만 그대와 내가 마주 보고 있을 때
이거 재밌을 거 같군요.
같이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목욕탕에 가서 확인도 해보시고요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