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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가을

오선민 2018. 9. 14. 10:32

고향의 가을

 

오선민

 

아직 추수 전인 논에는

메뚜기가 한 철이다

빈 소주병을 둘러메고

아이들과 메뚜기를 잡고

빨간 고추잠자리 맴맴 손으로

돌려 잡아 시집보내주고

가끔은 호랑이 장가가는 날

비도 내리고

 

동생과 손잡고

뒷동산에 올라가면

알록달록 예쁜 단풍잎이

이불처럼 포근하게 깔려있어

단풍잎 속에 누워

까르르 웃다가 바라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나라

 

다시 돌아가고픈 내 고향

홍천 내면

도토리 줍고

가시 찔려가며 밤송이 줍고

쑥부쟁이 지천으로 널리고

군부대 담장 옆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코스모스, 해바라기, 아주까리, 꽈리 꽃

무궁화 꽃

먼지 풀풀 날리던 신작로 길

다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