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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스크랩] 분골쇄신 / 조민

오선민 2012. 11. 8. 17:19

분골쇄신

 

  조 민

 

 

 

뼈를 깎고

뼈를 맞추고 뼈를 두들기면

언중유골

헬멧을 벗고 모래주머니를 차고 입술을

혓바닥으로 지우면

환골탈태

모래를 파고 모래성을 쌓고

진흙으로 모래흙으로

눈을 얼굴을 덮으면 사상누각 가가호호 시시비비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피와 살과 뼈가 뒤섞이고 뒤섞이면

설왕설래 설상가상

하루하루가 날숨이 되고

들숨이 되고

 

분쇄기에 넣고 돌리는 이 뼈는, 이 유골은?

 

 

                   —《현대문학》201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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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 1965년 경남 사천 출생. 경상대 국어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진주여고 교사. 2004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 『조용한 회화 가족 No.1』.

출처 : 푸른 시의 방
글쓴이 : 강인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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