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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새 / 손택수

오선민 2014. 3. 30. 23:41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손택수

 

 

점 하나를 공중에 찍어놓았다 점자라도 박듯 꾸욱

눌러 놓았다

 

날갯짓도 없이,

한동안,

꿈쩍도 않는,

 

비가 몰려오는가 머언 북쪽 하늘에서 진눈깨비

소식이라도 있는가

 

깃털을 흔들고 가는 바람을 읽고 구름을 읽는

골똘한 저,

한 점

 

속으로 온 하늘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ㅡ출처 : 시집 『나무의 수사학』(실천문학사, 2010)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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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이 시를 쓰면서 아마도

새만큼 골똘했을 것 같다

몽골의 매는 높이 올라서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먹이에 몰두하고 골똘한 자세로

한참을 뚫어지게 보다가

쏜살같이 내려와서는 먹이를 덮친다

실패하는 일이 별로 없다

사람도 무엇을 하든

몰두하고 골똘해지면 마침내 이루게 된다

높이 오르는 새가 멀리 보고 확실히 본다

목표물은 반드시 차지하게 된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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