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 박제영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박제영
그리움이란
마음 한 켠이 새고 있다는 것이니
빗속에 누군가 그립다면
마음 한 둑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니
비가 내린다, 그대 부디, 조심하기를
심하게 젖으면, 젖어들면, 허물어지는 법이니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마침내 무너진 당신, 견인되고 있는 당신
한때는 '나'이기도 했던 당신
떠나보낸 줄 알았는데
비가 내리는 오후 세 시
나를 견인하고 있는 당신
ㅡ출처 : 시집『뜻밖에』 (애지, 2008)
ㅡ사진 : 다음 이미지
------------------------------------------------
다나스, 이 녀석 몹시 우네
눈물이 엄청 많네
그러고 보니 올해는 태풍이 없어
농사는 풍년이라는데 헐값에 울쌍이라는군
어쨌거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매사 허트러지기 마련이다
한 켠이 새고, 무너지고 허물어지고 견인된다는 얘기
하덜 말어야지, 온다는데 뭘 했길레
말 안 듣는 넘들 견인해서 치웠으면 좋겠다
비 내리는 오후 세 시가 아니어도 좋다
오늘은 하루종일 내렸는데
족치고 싶을 때 언제든 견인해도 좋다
요새 삐딱한 사람들 많더라니
대한민국 이래도 될라나 몰라
詩하늘
'좋은 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의 유적 / 김경성 (0) | 2014.05.23 |
---|---|
돌을 경배하기로 한다 / 강태규 (0) | 2014.05.21 |
반 / 박철 (0) | 2014.05.17 |
[스크랩] 제15회《현대시작품상》수상작 - 거리의 왕 노릇 (외9편) / 이재훈 (0) | 2014.05.12 |
모든 길 / 권혁소 (0) | 2014.05.10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