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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 박제영

오선민 2014. 5. 20. 06:22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박제영

 

 

그리움이란

마음 한 켠이 새고 있다는 것이니

빗속에 누군가 그립다면

마음 한 둑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니

 

비가 내린다, 그대 부디, 조심하기를

심하게 젖으면, 젖어들면, 허물어지는 법이니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마침내 무너진 당신, 견인되고 있는 당신

 

한때는 '나'이기도 했던 당신

떠나보낸 줄 알았는데

 

비가 내리는 오후 세 시

나를 견인하고 있는 당신

 

 

 

ㅡ출처 : 시집『뜻밖에』 (애지, 2008)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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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스, 이 녀석 몹시 우네

눈물이 엄청 많네

그러고 보니 올해는 태풍이 없어

농사는 풍년이라는데 헐값에 울쌍이라는군

어쨌거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매사 허트러지기 마련이다

한 켠이 새고, 무너지고 허물어지고 견인된다는 얘기

하덜 말어야지, 온다는데 뭘 했길레

말 안 듣는 넘들 견인해서 치웠으면 좋겠다

비 내리는 오후 세 시가 아니어도 좋다

오늘은 하루종일 내렸는데

족치고 싶을 때 언제든 견인해도 좋다

요새 삐딱한 사람들 많더라니

대한민국 이래도 될라나 몰라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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