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억새 / 김려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억새
김려
항복의 깃발이 아닙니다
온몸으로 바람을 밀고 있어요
결코 뽑히지 않겠다는
저 억센 고집
바람이 지친 밤이면
보세요
어둠을 환하게 밝혀주는
낯익은 얼굴을
ㅡ출처 : 『천년 은행나무도 운다』(詩와에세이,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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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바람을 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맞을 지도 모른다
한쪽으로 비스듬히 서서 고개 숙였으니
항복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지금쯤 그는 아주 환하다
어둠을 밝힐 만큼 환하다
바람과 맞서서 그런지
바람이 지친 밤에도 그는 고개 숙인다
오래 견뎌서 다 안다는 자세다
겸손하다고 말해도 되는지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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