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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계리 은행나무 2

오선민 2014. 6. 26. 20:53

반계리 은행나무

 

오선민

 

천 년 동안

매미는

칠 년 씩 백사십 삼 년

태어나고 죽고

 

백년도 못사는 우리가

어떻게 저 마음을 알 수 있을까

텃밭으로 향해 뻗어가는 뿌리

잘라낼 수 있는가

 

중심에 테를 두르고 서 있는 나무

땅 속 뿌리 옆에 누워있던 애벌레

스멀스멀 커져가는 욕망에

힘껏 날개를 폈지만

 

생명이라고 주어진 시간은 칠 일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려

낮이고 밤이고

맴맴 매에엠 메엠 쓰르르르

 

지금

반계리 텃밭에는

매미소리 끊이지 말라고

냄새 없는 은행잎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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