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네가 올 때까지 / 이건청 본문

좋은 시 감상

네가 올 때까지 / 이건청

오선민 2014. 7. 8. 13:08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네가 올 때까지

 

이건청

 

 

밤 깊고

안개 짙은 날엔

내가 등대가 되마.

 

넘어져 피나면

안 되지.

안개 속에 키 세우고

암초 위에 서마.

 

네가 올 때까지

밤새

무적을 울리는

등대가 되마.

 

 

 

ㅡ출처 : 시집 『굴참나무 숲에서』(서정시학, 2012)

ㅡ사진 : 다음 이미지

------------------------------------------------

 

사랑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세상의 일을 기다릴 줄 알면 다툼이 어디 있겠는가?

기다리는 동안 온갖 생각이 들겠지만

그러는 동안 마음도 이해의 방향으로 바뀌고

포용의 늪으로 들게 된다, 문제는

그것을 이용하려는 악질이 있다는 것이지

기다려서 나쁠 것은 하나도 없다

요즘 세상 모두 바삐 돌아간다

기다림도 느긋하지 않고 애틋함도 깊지 않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이런 사랑은 그야말로 아름다움이다

네가 올 때까지 무적을 울리는 등대가 되리라는 사람

몇이나 될까, 그럼에도 이유를 묻지 않는

기다림의 미학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가

다시 한 번 가다듬어야 할

마음의 자세이다

 

 

 

                                  詩하늘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