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스크랩] 잠두마을-오선민(6.6) 본문

나의문학활동

[스크랩] 잠두마을-오선민(6.6)

오선민 2016. 6. 13. 16:29

잠두마을/오선민

 

잠두마을* 언덕에 올라서면

내 마음 속 뽕나무가 있을까

뽕나무 잎에는 누에가 살까

누에는 고치를 만들어 실을 뽑을까

 

어머니 젖가슴 같은 산을 올라

아무리 둘러보아도 뽕나무는 없고

유자나무와 소나무, 진달래 뿐

멀리 보이는 바다 위로 지나가는 배 한 척 고즈넉하다

 

팔십 평생을 허리 굽어지도록

살아오신 어머니

누에처럼 뽕잎만 먹어 푸른똥을 누고

고치되어 실만 뽑으셨나보다

 

번데기도 변해버린 까칠까칠한 손으로

일곱 남매 먹이려

아직도 실을 뽑으시는 어머니

오늘 밤은 날개 달고 나는 꿈 꾸실까

 

* 녹동 잠두마을-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용정리의 마을이름. 마을의 모습이 누에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선민

시인, 시낭송가

2008 문학바탕 시 등단

원주문협 합평 작품상 수상

월송시낭송회 회장

원주문협, 강원문협 회원

원주여성문학인회 시분과장

 

 

출처 : 원주여성문학인회
글쓴이 : 김정희 원글보기
메모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