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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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서봉교
뒷집 애기엄마가
집을 나갔다지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바람이 데려 갔다고
애들 문제로 갔다고
신랑이 고자라서 갔다고
총각을 따라 갔다고
오일장 설 때마다
가출한 정답이 뒤바뀌고
어르신들 말씀에의 하면
저기 저 다래산을 깎아서
아낙네들이 바람이 난다고
봉래산에 터널을 뚫어서
그렇다고들 떠들어 대지만
지들 좋아서
새끼들 낳을 땐 언제고
그렇게 쉽게
수캐 지 새끼 버리듯
훌 훌 털고 떠난단 말인가
가출이든 이혼이든
어차피 승자란
인생의 절반은 실패
다음 5일 장날에
또 어떤 발 없는 말들이
한 푸대씩 배달되 오겠지만
정작
그가 정확하게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출처: 2009년 원주문학 37호 겨울호 발표글
제 14회 원주문학상 수상 작 10편 중에서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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