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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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스크랩] 소문/서봉교

오선민 2010. 5. 13. 08:05

소문/서봉교

 

뒷집 애기엄마가

집을 나갔다지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바람이 데려 갔다고

애들 문제로 갔다고

신랑이 고자라서 갔다고

총각을 따라 갔다고

오일장 설 때마다

가출한 정답이 뒤바뀌고

 

어르신들 말씀에의 하면

저기 저 다래산을 깎아서

아낙네들이 바람이 난다고

봉래산에 터널을 뚫어서

그렇다고들 떠들어 대지만

 

지들 좋아서

새끼들 낳을 땐 언제고

그렇게 쉽게

수캐 지 새끼 버리듯

훌 훌 털고 떠난단 말인가

 

가출이든 이혼이든

어차피 승자란

인생의 절반은 실패

 

다음 5일 장날에

또 어떤 발 없는 말들이

한 푸대씩 배달되 오겠지만

 

정작

그가 정확하게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출처: 2009년 원주문학 37호 겨울호 발표글

        제 14회 원주문학상 수상 작 10편 중에서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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