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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스크랩] 사재강에서/서봉교

오선민 2010. 5. 13. 08:03

 

 

 

*사재강에서

 

     서 봉교

 

장마가 몸을 풀고 간

강물바닥은

됫병소주병을

깨어서 뿌려 놓은 듯

새파랗고

 

보(洑)밑에  자리 잡은

우리는

한 사람씩 튜브에

몸을 맡긴다.

 

삼십 여 년 전

내가 놀던 그 자리에서

내 아이들도 물장구를 친다

 

그래야지

그래야지

훗날 내가 죽고 없어도

물은 흐를 것인데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

맨눈으로 보기 미안한

파란 강물에서

 

장마의 몸조리와 함께

그렇게

내 휴가도 저물어 간다.

 

 
*사재강 :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천의 옛 이름.
 
자료출처:  2008년<형상21 제 10집>에서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글쓴이 : 서봉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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