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스크랩] 사재강에서/서봉교 본문
*사재강에서
서 봉교
장마가 몸을 풀고 간
강물바닥은
됫병소주병을
깨어서 뿌려 놓은 듯
새파랗고
보(洑)밑에 자리 잡은
우리는
한 사람씩 튜브에
몸을 맡긴다.
삼십 여 년 전
내가 놀던 그 자리에서
내 아이들도 물장구를 친다
그래야지
그래야지
훗날 내가 죽고 없어도
물은 흐를 것인데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
맨눈으로 보기 미안한
파란 강물에서
장마의 몸조리와 함께
그렇게
내 휴가도 저물어 간다.
*사재강 :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천의 옛 이름.
자료출처: 2008년<형상21 제 10집>에서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글쓴이 : 서봉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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