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스크랩] 거대한 손 본문
거대한 손
덜거덕거리며 이동주택이 뒤집혀 날아간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트럭이며 승용차들
지상을 달리던 열차도
떼지어 총알처럼 우주로 튕겨나간다
새들이 놀라 쳐다보고 있는 동안
저쪽에서 수만 톤의 모래알과 자갈이 날아오르고
길다란 강물이 찢어진 채
허공에서 너덜거린다
물살을 헤치고 나온 대형선박이 컨테이너박스랑
풍선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떠오른다
길을 가다 허방을 딛는 당신 얼굴에
죽은 고양이와 쓰레기더미가 스친다
할머니 손 잡고 막 어린이집을 나선 아이들이며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들
키스를 나누던 공원의 애인들도 떠오른다, 거품을 물고
펄떡거리는 물고기, 일요일, 부서진 책상, 도마뱀,
모자, 유리병, 뻔뻔한 신문과, 검은 비닐봉지, 포크레인,
부자들의 왼손을 눈감아주고 다니는 하느님,
새로이 제정되는 입맛대로의 법령과,
스티로폼, 버려진 세탁기, 썩은 나뭇잎에 섞여
아무데도 발 디딜 곳 없이
뿌리 없는 것들은 모조리 뒤죽박죽으로
아악, 소리지르며, 허우적거리며, 날아오른다
우리들 등뒤에서 누군가
지구의 중력 스위치를 슬쩍 내린 그 순간!
( 2009. 4. 29 ) 〈시산맥〉창간호
덜거덕거리며 이동주택이 뒤집혀 날아간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트럭이며 승용차들
지상을 달리던 열차도
떼지어 총알처럼 우주로 튕겨나간다
새들이 놀라 쳐다보고 있는 동안
저쪽에서 수만 톤의 모래알과 자갈이 날아오르고
길다란 강물이 찢어진 채
허공에서 너덜거린다
물살을 헤치고 나온 대형선박이 컨테이너박스랑
풍선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떠오른다
길을 가다 허방을 딛는 당신 얼굴에
죽은 고양이와 쓰레기더미가 스친다
할머니 손 잡고 막 어린이집을 나선 아이들이며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들
키스를 나누던 공원의 애인들도 떠오른다, 거품을 물고
펄떡거리는 물고기, 일요일, 부서진 책상, 도마뱀,
모자, 유리병, 뻔뻔한 신문과, 검은 비닐봉지, 포크레인,
부자들의 왼손을 눈감아주고 다니는 하느님,
새로이 제정되는 입맛대로의 법령과,
스티로폼, 버려진 세탁기, 썩은 나뭇잎에 섞여
아무데도 발 디딜 곳 없이
뿌리 없는 것들은 모조리 뒤죽박죽으로
아악, 소리지르며, 허우적거리며, 날아오른다
우리들 등뒤에서 누군가
지구의 중력 스위치를 슬쩍 내린 그 순간!
( 2009. 4. 29 ) 〈시산맥〉창간호
출처 : 푸른 시의 방
글쓴이 : 강인한 원글보기
메모 :
'좋은 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어느 푸른 저녁/기형도 (0) | 2010.05.15 |
---|---|
[스크랩] 밤의 회전목마 (0) | 2010.05.13 |
[스크랩] 돌손바닥에 놀고 가는 선녀구름같이 (0) | 2010.05.13 |
[스크랩] 옻닭 / 손택수 (0) | 2010.05.13 |
[스크랩] 소문/서봉교 (0) | 2010.05.13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