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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다 / ~스럽다

오선민 2011. 1. 5. 20:10

어른답다/어른스럽다

 

국어에서 ‘-답-’과 ‘-스럽-’은 명사나 어근에 붙어 형용사를 파생시키는 접미사입니다.

그런데 이 두 접사의 의미가 거의 유사해서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미세한 차이를 보입니다.

가령 ‘어른답다’와 ‘어른스럽다’에서

‘어른답다’는 어른이 어른으로서의 속성을 가진 것을 가리키는 반면에

‘어른스럽다’는 어른이 아닌 사람이 어른의 속성을 가진 것을 나타냅니다.

이처럼 ‘-답다’ 구문은 어떤 것의 속성에 대한 긍정을 전제로 하지만

 ‘-스럽다’ 구문은 어떤 것의 속성에 대한 부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들 사이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생각하기

이 글은 어른답다/어른스럽다에 맞게 이야기한 것으로 여기서 문제를 좀더 확장하면

좀 더 다른 문제들과 만나게 됨을 알 수 있다.

 

'-답다'와 결합하는 단어들

꽃/사내/사람/어른/인간/정/남자/

 

'-스럽다'와 결합하는 단어들

감격/갑작/거만/게걸/고민/고생/고통/고풍/곤혹/괴상/구차/궁상/극성/근심/

급작/까탈/깔끔/난잡/남사/넉살/다복/다정/다행/대견/대담/맛깔/망신/망측/

매정/면구/명예/무식/무안/무정/미안/민망/믿음직/밉살/밉상/바람직/바지런/

발칙/번잡/변덕/별/보배/복/사치/상냥/새삼/생뚱/소담/소란/소심/송구/소고/

수상/수선/수월/수치/시원/신통/신비/실망/심술/쌍/쑥/아양/악착/안/앙증/

앙칼/앙큼/야단/야만/야박/야속/약삭/어른/엄살/엉뚱/엉큼/염려/영광/영악/

예/온화/요란/요망/요사/우람/우세/우스광/우악/우직/원망/위엄/위험/유감/

유별/을씨년/음흉/의문/의뭉/의심/의아/익살/인자/인정/자랑/자비/자상/자연/

자유/잔인/장난/재롱/재미/저주/정갈/정성/조심/조잡/좀/죄송/주접/지독/짐/

창피/천박/천연덕/천연/천진/촌/추잡/충성/치사/치욕/탐/탐욕/탐탁/태연/투박/

평화/포악/표독/한/한심/한탄/행복/허망/험상/험악/혐오/호강/호걸/호기/

호들갑/흉물/흉악/흉측/

 

사전에 등재된 '-답다'는 20개 내외인 데 반해 '-스럽다'는 460여 개나 된다.

이는 두 단어의 뜻과도 관련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자.

 

-답다01「접사」(일부 명사 뒤에 붙어)

'성질이나 특성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꽃답다/남자답다/사람답다/정답다/참답다/선생님답다

 

더 들여다 보면 '꽃답다'나 '정답다'와 같은 단어들을 제외하면

'-답다'는 어떤 사람이나 생물이나 사물이 자신에 걸맞는 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답다'와 결합할 수 있는 단어는 말하고자 하는 바로 그 사람, 생물, 사물 등이 된다.

 

책상답다/고양이답다/겨울 날씨답다/반장답다/학생답다/서울답다/철수답다/너답다

 

이처럼 사물, 동물은 물론 고유명사뿐만 아니라 대명사와도 결합이 가능하다.

즉, '-답다'와 결합하는 단어는 말하고자 하는 대상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결합 대상의 생산성의 이유로 사전에 등재된 단어들은 얼마 되지 않은 것이다.

 

이번엔 '-스럽다'를 보자.   

 

-스럽다「접사」(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복스럽다/걱정스럽다/자랑스럽다

 

사전적인 정의는 '-답다'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결합하는 단어들을 보면 큰 차이를 보인다.

사람이나 사물의 성질, 상태, 성격은 물론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다양하게 결합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답다'와 결합하는 단어와 '-스럽다'와 결합하는 단어가 거의 드물어서

('어른'이 유일할지도 모름) 이 둘을 비교하는 데에서 속성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개념은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스럽다'를 중심에 두고 형용사를 만드는 다른 접미사들과 비교하는 것도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스럽다'와 결합하는 단어들이 어떤 또 다른 접미사와

결합하는지를 살펴보자. 대략 '-하다', '-롭다', '-맞다' 등과 결합한다.

 

'-하다'계열-

 

동사가 되는 것들-감격/고민/고생/사치/호강/충성/장난/자랑/의심/염려/실망/

형용사

괴상/구차/깔끔/다복/다정/대견/망측/매정/무식/무안/미안/민망/믿음직/바람직/

바지런/발칙/번잡/상냥/소란/소심/송구/수상/수월/시원/신통/신비/앙칼/앙큼/

야박/야속/엉뚱/엉큼/영악/온화/요란/요망/요사/우람/우직/위험/음흉/의뭉/의아/

인자/자상/잔인/정갈/조심/조잡/죄송/지독/창피/천박/천연덕/천연/천진/추잡/

치사/탐탁/태연/투박/포악/표독/한심/행복/허망/험악/흉악/흉측/

 

'-하다'와 결합하는 단어가 가장 많다. 이미 동사성을 가지고 있어 '-하다'와 결합해서

동사가 되는 단어들을 제외하면 '-스럽다'는 이 '-하다'류보다 그 정도가 덜 함을 뜻한다.

금성출판사의 사전을 보면 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스럽- 명사 아래에 붙어, 그러한 느낌이나 요소가 있다는 뜻의 형용사를 만드는 말. 미흡성(未洽性)의 어감을 가지는 말로, 가령 ‘행복하다’에 대해 ‘행복스럽다’는 조금 덜 행복하다는 어감을 가짐. ¶ 평화∼다 / 사랑∼다 / 자랑∼다 / 다정∼다.

'-맞다' 계열

 

궁상/극성/밉살/변덕/생뚱/앙증/익살/

 

'-롭다' 계열

 

명예/보배/수고/신비/자비/자유/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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