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연어 / 정호승, 낭송 오선민 본문

시낭송방

연어 / 정호승, 낭송 오선민

오선민 2013. 9. 14. 00:06

 

 

연어-정호승.wma

 

 

         연어

 

                                        정호승/  낭송 오선민

 

 

바다를 떠나 너의 손을 잡는다          

사람의 손에게 이렇게 따뜻함을

느껴본 것이 얼마 만인가

거친 폭포를 뛰어넘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단지 한 마리 물고기에

불과 했을 것이다

누구나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그 동안 바다는

너의 기다림 때문에 항상 깊었다

이제 나는 너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산란을 하고

죽음이 기다리는 강으로 간다

울지 마라

인생을 눈물로 가득채우지 마라

사랑하기 때문에 죽음은 아름답다

오늘 내가 꾼 꿈은 네가 꾼 꿈의 그림자일 뿐

너를 사랑하고 죽으러 가는 한 낮

숨은 별들이 고개를 내밀고 총총히 우리를 내려다 본다

이제 곧 마른 강바닥에 나의 은빛 시체가 떠오르리라

배고픈 별빛들이 오랫만에 나를 포식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밤을 밝히리라.  

 

 

 

 

 

 

 

                  

연어-정호승.wma
1.88MB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