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등촉 / 김다빛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등촉
김다빛
생각한다
이 눈부신 봄날
알 수 없는 질서로 배열된
저 수백 개 백목련 등촉들이
외롭게 죽은 화가의 그림 속
측백나무 결만 같아서 아마
핀 것이 아니고 켜진 어떤
회전 구조 위에 점화되어
긴긴 밤을 돌고 돈
몽유의 흔적인 것인가 하고
ㅡ출처 : 『詩하늘』(2012. 여름)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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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순백의 목련이 뷔너스처럼
한 잎 한 잎 옷을 벗어
주위를 밝히던 등촉 같았는데
아니면, 화자의 말마따나
측백나무의 결이
회전 구조 위에 점화되어
긴긴 밤을 돌고 돈
몽유의 흔적이었는지
봄날이 눈부신 것도
순백의 목련이 그 자태를
화려하게 뽐낸 것이 아닐까
등촉으로 변신한 시 속의 목련이
화자의 의식만큼이나 세련되다
수백의 등촉인가 하면
수백의 기도하는 모습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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