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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돌처럼, 간이역처럼

오선민 2014. 1. 20. 10:32

징검돌처럼, 간이역처럼



나는 작은 섬을 바다의 간이역이라고 부른다.
거기 섬이 있어 바람도 천릿길을 맨발로 달려온다.
괭이갈매기는 절벽을 믿고 알을 품고
섬초롱꽃은 섬을 붙잡고 피어나지만
징검돌처럼 디디고 건너가는 섬은
잠시 스쳐가는 곳,
긴 여정에 지친 철새들의 간이역이다.

- 마경덕, 시와 에스프리 '바다를 들여다보다' 중에서 -


꼬박 걸어온 발품이 앉을 곳을 둘러보듯
쉼 없이 달려가는 삶이
무언가에 잠시 기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의자일 수도 있고,
잠시 기대는 누군가의 마른 등일 수도 있고
어떤 이의 넓은 가슴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기대어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큰 힘이 되겠습니까.

여행객이 잠시 거쳐 가는 간이역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건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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