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이따위 곳 / 이영광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이따위 곳
이영광
이따위 곳에 왜 날
낳아놓은 거야?
딸이 어미에게 대든다
채널을 돌린다
사람 말고는 누구도
이따위 곳이라고 하지 않는다
누의 살점을 찢고 있는 사자 무리 곁에서
누들이, 제 동족의 피가 튄
풀을 뜯고 있다
울지도 웃지도 않고
먹는다
식사가 끝나자 누도 사자도
발아래 이따위 곳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피 좀 본 거로는 꿈쩍도 않는
노란 지평선을 본다
어쩌다 사람만이 찾아낸
분노의 거주지
혼돈의 부동산
이따위 곳
ㅡ출처 : 시집『나무는 간다』(창비,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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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람만이 찾아낸
분노의 거주지
혼돈의 부동산
이따위 곳‘이라고 시인이 지적한
이 끔찍한 표현에 박수를 보낸다
‘이따위’라는 이런 표현
아무나 쓰는 게 아니다
더구나 젊은 사람들이 써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말 얼토당토않은 일을 벌였을 때
어른이 하는 말이다, 그리고 동료 중에도
정의감이라든지 인격이 반듯하다면
택도 아닌 일을 보고 할 수 있는 말이다
우리는 그야말로 말의 혼돈 속에 살아가고 있다
아이 어른의 경계가 없는 말이 고삐를 늦추지 않고
마구 내뱉어지고 있다
다시 우리 사회의 최초 교육장인
가정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이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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