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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단절 / 고증식

오선민 2014. 4. 6. 15:00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단절

 

고증식

 

 

갯바위에 앉아

하염없는 햇살 받는다

집 떠나온 지 며칠

전화라도 할까 했으나

저만치 던져버린다

전화기의 파장이

이 맑은 햇살들을

토막내 버리면 어쩌나

 

 

 

ㅡ출처 : 시집 『단절』(실천문학사, 2005)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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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는 바닷가에도 있고

멀리 떨어진 섬에도 있음이다

어디에 있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닐 테다

집 떠나와 연락 없이 여러 날

스스로 씨름하다 보면

자신을 곰곰이 들여다보게 될 테다

나를 재발견하고

이렇게 좋은데 공연히

맑은 햇살에 호강하고 있는데

그 호강 방해하려 전화는 왜 해

소식 없다고 안달하지 않으리라 믿으며

가끔은 단절을 불러와

곁에 두고 같이 있어 볼 일이다

한 사나흘 돌아다니다 오면 좋겠다

그것도 소식 없이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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