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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윤석산

오선민 2014. 10. 13. 15:52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윤석산

 

 

 자동차 기름을 만땅 채운 날은 왠지 마음이 빵빵하다. 휴대전화를 꽉꽉 충전해놓고 시작하는 하루는 왠지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하다.

 

 우리 어머니, 일곱이나 되는 자식들, 메추라기 새끼마냥 주렁주렁 매달고 키우시던 우리 어머니.

 

 언제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연탄 한 구루마, 쌀 한 가마, 김장 두 독 해 넣으시고 그제야 든든하시다는 우리 어머니.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조금도 두렵지 않으시다던 우리 어머니.

 

 어머니의 연탄광도 아닌, 어머니의 김장독도 아닌, 어머니의 쌀독도 아닌, 기름 빵빵, 휴대전화 꽉꽉 충전해 두고 오늘 나 든든 시작한다.

 

 

 

ㅡ출처 :  시집『나는 지금 운전 중』(푸른사상, 2013)

            『시와소금』(2012. 여름)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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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 꽉꽉, 든든

이 얼마나 넉넉한 표현인가

이 정도면 남부러울 게 없는 상태다

옛날에는 그랬다

이것을 상식으로 알고 실천하는 이들이 아직도 더러 있다

50대 이상과 이하의 상식적인 차이가 엄청 크다

한 겨울을 나는데 특별한 찬이 없어도

따뜻한 밥 있고, 김치 있으면 그만이었다

굶었던 때가 더러 있었던 시절을 겪었으니 말이야

아무리 잘 사는 지금이라도

그런 사람들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다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빵빵, 꽉꽉, 든든’은 필요악이다

필요악이 지나치면 교만을 부르게 되는데

우리가 경계할 일이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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