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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탑 / 김호진

오선민 2015. 5. 26. 15:03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김호진

 

어깨 위에 별들이 보푸라기처럼 소란하지만

허리 자지러지게 옷깃을 푸는 바람 은밀하지만

저, 쓸쓸함

저, 침묵

그럼에도 텅 빈 허공을 붙드는 저 발돋움

결국은 그리움이네.

ㅡ출처 : 『대구의 詩』(대구시인협회,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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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란 무덤이다

먼저 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무덤이다

부처님께서 가섭불의 사리를 위해

흙을 쌓아 탑을 만든 데서 유래한다

맑은 날 밤 탑의 어깨 위에는 별들이 총총하고

탑 주위를 지나는 바람 또한 그냥 지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탑은 늘 혼자여서

침묵하고 있거나 쓸쓸함 그대로 있기 일쑤다

허공으로 솟아오른 저 발돋음

얼마나 그리웠으면 까치발까지 했을까

‘결국은 그리움이네’라는 고백은

탑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다

간절할 때 탑돌이 하는 까닭을

굳이 물어야 할까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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