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탑 / 김호진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탑
김호진
어깨 위에 별들이 보푸라기처럼 소란하지만
허리 자지러지게 옷깃을 푸는 바람 은밀하지만
저, 쓸쓸함
저, 침묵
그럼에도 텅 빈 허공을 붙드는 저 발돋움
결국은 그리움이네.
ㅡ출처 : 『대구의 詩』(대구시인협회,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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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란 무덤이다
먼저 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무덤이다
부처님께서 가섭불의 사리를 위해
흙을 쌓아 탑을 만든 데서 유래한다
맑은 날 밤 탑의 어깨 위에는 별들이 총총하고
탑 주위를 지나는 바람 또한 그냥 지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탑은 늘 혼자여서
침묵하고 있거나 쓸쓸함 그대로 있기 일쑤다
허공으로 솟아오른 저 발돋음
얼마나 그리웠으면 까치발까지 했을까
‘결국은 그리움이네’라는 고백은
탑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다
간절할 때 탑돌이 하는 까닭을
굳이 물어야 할까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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