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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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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민 2011. 6. 6. 12:29
      산 사 람 오선민 구불구불한 길 양쪽 기슭으로 토실토실 살찐 나무들이 사는 곳 머루랑 다래랑 덩굴들도 함께 사는 곳 아기 너구리 엄마 찾는 소리도 함께 어우러진 그 곳 산자락 끄트머리엔 꿩이 알을 품고 그 옆엔 산도라지 보라색 꽃 피우고 하늘나리꽃도 보기 좋게 피어 있는 그 곳 망초대가 하얗게 흐드러져 피어 있고 산허리엔 물안개가 피어난다 언덕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그야말로 무릉도원 저 멀리 계곡속이 훤히 보이고 그 속엔 산신령이 살고 있을 것 같아 선녀라도 금방 두레박타고 올라갈 것 같아 하늘 아래 첫 동네 해는 산비탈 오르느라 얼굴 빨개지고 달은 산허리에 걸터앉아 빙긋 웃고 나는 바라보다 숨이 막혀 목청껏 소리 지르고 아, 아~! 산은 그렇게 변함없이 나를 바라보고 나는 또 많은 바람으로 산을 보고 욕심은 끝없는 욕심을 낳고 난 그 욕심 버리려 발버둥 친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언제라도 반겨주는 그 산이 좋아 거기 그 곳에서 살고 싶다 내가 산이 되면 아니, 산이 내가 되면 좋겠다는 허황된 꿈 꿈이라도 꿔야지 나무사이로 새가 되어 날아보고 나무 기둥 기어오르는 사슴벌레도 되어 보고 참나무 뿌리 밑에 매미 애벌레도 되어 보고 바위 틈새에 돌이끼도 되어 보고 아무도 모르는 그 곳에 사랑하는 단 한사람과 함께 두 손 꼭 잡고 눈부신 푸른 하늘 바라보며 싱그러운 솔향기 맡고 싶다 풀냄새, 흙냄새, 이끼냄새 그 사이로 걸으며 이 나무는 물푸레나무야, 이 꽂은 쑥부쟁이지. 저건 회화나무라고 하는 거야 우와~~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만져보고 냄새 맡고 신기해하는 나를 빙긋이 웃으며 바라보는 사람 바로 산(山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영원히 함께 할 사람 그 사람 품에서 산과 함께 살고 싶은 여심입니다
 
출처 : 함께하는 쉼터
글쓴이 : 청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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