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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본문

좋은 시 감상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오선민 2011. 12. 26. 17:54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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