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디딤돌 4 / 김주완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디딤돌 4
김주완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
뭇 발들이 오가고
바람과 구름도 드나들었다
때로는 죽은 자가 산 자의 손에 들려서 지나갔다
세상에서 가장 순한 신발도 흔적을 남기면서 갔다
닳아도 닳아도
입묵(入墨) 자국, 살 속으로 파고들어
족보처럼 꿈틀거리는 저 실핏줄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
ㅡ출처 : 시집『오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문학의 전당, 2013)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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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속에 먹을 떠 넣어
글씨나 그림이 되고나면
그건 영락없는 꿈틀거리는 실핏줄처럼 보인다
세상에는 사람이 밟고 가는 디딤돌이 다양하다
때로는 출세의 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의 길이 되기도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 닳지 않는 것 있으랴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데
자연에 가하는 인간의 가혹함과 장난이
더러는 심하다 싶을 때가 있다
화자가 오랜만에 쓴 시집에서 외친
이 명언-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
를 외친 까닭이 있을 게다
세상을 어느 만큼 살아본 사람이 하는
절규 같은 것으로 들린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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