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스크랩] 술 / 이영춘 본문
술 / 이영춘 아버지 눈감기 이틀 전 "딱 한 모금 목 축였으면 좋겠구나!" 라던 말씀 그 말 귓등으로 흘려보냈었는데 이왕 먼 길 가시는 마지막 고별주인 줄 알았더라면 누대에 술독 다 끌어들여 아버지 영정 모시듯 성을 쌓고 그 안에 선주船酒 태워 보내드렸을 것을 명작이 다 모여와 살 가망 없다는 선고 듣고도 술잔 감추며 돌아앉았던 미욱한 짐승 눈 뜬 그 짐승 정작 눈감은 아버지는 구중궁궐 드시는 그 길 먼저 알고 감로 같은 술 한 방울로 저승길 입적 고하려 함이었을텐데 그 물길 열어 드리지 못한 죄 오늘 아버지 무덤에 이르러서야 마른 잔디에 술 따라 부으며 쏴아- 쏴아- 마른 갈잎으로 운다
출처 : 이영춘 시 창작 교실글쓴이 : 마운틴 원글보기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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