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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호 - 오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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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호 - 오늘

오선민 2018. 12.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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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박건호

 

어느 날 나는

낡은 편지를 발견 한다

눈에 익은 글자 사이로

낙엽 같은 세월이 떨어져 간다

 

떨어져 가는 것은 세월만이 아니다

세월은 차라리 가지 않는 것

모습을 남겨 둔 채 사랑이 간다

 

비 오는 날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추억은

한 잔의 커피를 냉각시킨다.

그러나 아직도 내 마음은 따스한 것을...

 

저만큼의 거리에서

그대 홀로 찬비에 젖어 간다

 

무엇이 외로운 가

어차피 모든 것은 떠나고

떠남 속에서 찾아드는

또 하나의 낭만을

나는 버릴 수가 없다

 

그렇다.

이미 떠나 버린

그대의 발자국을 따라

눈물도 보내야 한다

 

그리고 어느 날

내가 발견한 낡은 편지 속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듯

그대를 보게 된다

 

아득한 위치에서

바라다 보이는 그대는

옛날보다 더욱 선명하다

 

그 선명한 모습에서

그대는 자꾸만 달라져 간다

달라지는 것은 영원한 것

영원한 것은 달라지는 것

 

뜨겁고 차가운 시간과 시간 사이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공식 속에서

오늘을 살아간다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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