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스크랩] 목마와 숙녀,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유서// 시와 영상 본문
[스크랩] [그대를꿈꾼날] 버지니아 울프의 유서..초록색 칠판
버지니아 울프가 서섹스 시골집에서 아침산책을 나갔다가 근처의 오즈강에서 주머니 속에 돌을 채워넣고 물에 빠진 시체로 발견됐던 1941년 3월, 그는 교정으로만 여러 해를 끌어오던 마지막 소설 <세월>을 탈고한 뒤였다. <세월>을 고치고 또 고치면서 극단적인 만족과 절망 사이를 오가던 그는 한 기록에서 “다시 환청이 들려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는 남편 앞으로 “더 이상 당신의 삶을 망쳐놓을 수는 없다”는 유서를 남겼다. 내 상처를 이해해준 그대에게 있는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할 생각입니다. 있었을 거라고 입방아를 찧을 지도 모르겠어요. 아이도 없는 터에 남편의 이해 부족, 애정 결핍 등 이런저런 얘기가 나올까 솔직히 두렵습니다. 아껴 주었던 레너드 그 동안 차마 얘기하지 못했던 제 생애의 비밀을 이 유서에서 당신께 말하려 합니다. 저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첫 번째 아내가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죽자 변호사 허버트 덕워스의 미망인 줄리아와 재혼을 합니다. 속된 말로 홀아비와 과부의 결혼이었던 거지요. 소생의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재혼한 두 사람 사이에서 오빠 토비와 언니 바네사, 저 그리고 동생 애드리안이 줄줄이 태어났지요. 그리 넓지도 않은 집에서 아홉 명 아이와 두 어른이 아옹다옹하며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다니느라 정작 집에 있는 아이들은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셨지요. 하는 것이었어요. 자기와는 신체 구조가 다른 저를 세밀히 관찰하고 만지고. 주던 이복언니 스텔라도 2년 뒤에 죽었는데 바로 그때 아버지마저 암에 걸려 몸져눕고 말았습니다. 저와 언니 바네사가 신경질이 나날이 심해지시는 아버지의 병간호를 맡아서 하는 것이야 뭐 그래도 힘든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대영전기사전의 책임 집필자여서 집에 책이 엄청나게 많았고, 저는 현실의 불행에서 도피하기 위해 책에 파묻혀 지냈습니다. 저는 당신과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너무나 무서워했고, 사춘기 시절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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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 노스탈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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