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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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6시 이후/시:박건호 낭송:김미숙

오선민 2016. 6. 9. 08:48

 

 

 

 

 

6시 이후/박건호

                                       

 

 

 

 

저녁 6시 이후는
고독한 자의 징역시간인가
갑자기 밀려드는 자유가
나를 구속하고
도시는 감옥이 된다


저녁 6시 이후는 애매한 시간 
나만 홀로 갈 곳이 없어         
탈출하는 수형자의 자세로 서있다가
가슴을 파고드는 공허와 만난다
공중전화 앞에서 잊혀진 이름들을 생각하다가
육교 위나 지하도에서
서성이며 헤매는 나를 본다


나는 지쳐있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인 채
어지러운 내가
우수의 날개를 타고 멀리 날아본다
생활을 벗은 자인가      
생활을 벗지 못한 자인가
황폐한 표정들 위에 불빛이 흐르고
거리에는 추억을 먹고 사는
내가 남는다
나에게 도시는
커다란 수갑이 되어 조여들고 있다


저녁 6시 이후는
모든 것이 화려하지만
징역시간과 같은 고독 속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해 본다
끝내 혼자일 수 밖에 없는
나의 시야는 어느곳으로 향하고 있는가
도시의 이 목마름을 느끼면서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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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호-시인, 작사가

 

시집-타다 남은 것들

 

  • 49년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사제리에서 출생
  • 도산 안창호와 알렉산드로 듀마를 마음 속
    스승으로 섬김
  • 20세 나이로 첫 시집 출간  
  • <모닥불>을 통해 대중가요 작사가로 변신
  • 1982년, MBC 올해의 최고인기상
  • 1982년, KBS 가요대상 작사 부문
  • 1982년, 가톨릭 가요대상
  • 1983년, KBS 제1회 가사대상
  • 1984년, KBS 제2회 가사대상
  • 1985년, ABU 가요제 그랑프리
  • 1985년, LA 국제 가요제 그랑프리
  • 1985년, 국무총리표창
  • 1985년, 한국방송협회 주최 아름다운노래 대상
  • 이후 뇌졸증을 겪고 신장이식수술을 받음
  • 본격적인 문단 활동 시작
  •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 다님
  • 2004년, 종합예술웹진<모닥불넷>회장
  • 이메일 0117251146@hanmail.net
     
  • 주소 ; 서울시 송파구 송파2동 삼익아파트 208동 1101호(우138-172)
  • 전화 ; 02-415-1015
  • 휴대폰 ; 011-725-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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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건호

     

    나는 유행가 가사를  썼다
    돈이 될 것 같아서
    첫사랑의 여자를 어디론가 보내 버리고
    쓰러지기 직전까지 골을 혹사했다
    그 사이 여러 명의 신인가수가 탄생했다가 은퇴를 했고
    먹고 사는 데야 지장은 없지만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  
    가사를 써 준 사람들 앞에서 침을 겔겔겔 흘리다 보면
    무엇인가 자꾸 더러웠다 더러워서
    더럽지 않은 곳을 찾다가 그만 똥을 밟았다
    그때어떤시인 왈                                                            
    내가 쓴 시는 요즘 쓰는 다른 시의 경향과 다르고
    시대적 감각이 뒤진다고 말했다
    나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다시
    유행가 가사를 썼다
    작곡가들이 너무 시적이라고 한다
    다시 시를 썼다
    시인들이 너무 유행가 가사적이라고 한다 젠장  
    짖어라


     

     

    *작사가이자 시인인 박건호님은 당대 최고의 작사가이다. 모닥불, 아 대한민국, 잊혀진 계절, 빈 의자,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단발머리 등 무려 3000여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가끔 노래방에 가면 박건호님이 작사한 노래를 즐겨 부른다. 특히. 최진희의 물보라를 좋아하는데 노래도 노래지만 그 신선하고 도전적인 노랫말에 반했기 때문이다. 대중가요가 이만큼 품위유지를 할 수 있는 것도 그의 공이 적지않다. 노랫말이 저속하지 않으면서 시적인 요소가 다분하고 대중가요의 특성인 친근감도 들어있기 때문이다. 뇌출혈로 쓰러져 인공심장을 달고 지내시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하다. 작사 보다는 시를 쓰고 싶었다는 박건호님. 그의 詩 중에 <모자이크>라는 시는 내가 좋아하는 시이다.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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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녀                                        

                                                

     

                                                  **박건호**

     

                           이른 아침

                           보리 밭 사잇길을 따라

                           후살이 가는 분녀의 어깨 위에

                           안개가 내린다

                           안개 속에 마을은 지워지고

                           배웅 나왔던 사람들의 모습도 지워지고

                           숨어서 우시는 시어머니의 눈물도

                           이제는 모두 지워지는데

                           풀잎을 밟고가는 분녀의 발길마다

                           첫남편 칠성이의 속삭임이 젖는다

                           온통 이슬뿐인 가슴으로

                           총소리가 날아와 박혀

                           메아리처럼 퍼진다

                           총소리 끝에서 별들은 떨어지고

                           텅빈 하늘에 남겨진 나머지 별들도

                           빛을 잃어버린 그 해 여름에

                           장으로 팔려가는 암소처럼

                           후살이 가는 분녀의 어깨 위에

                           안개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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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노리터 목대점
    글쓴이 : 하늘천사형오氏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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