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스크랩] 2010 명시선 / 정끝별 본문
정끝별
추파, 춥스
흘러내리는 네 눈의 윙크
흘러내리는 네 어깨의 머리카락
가을 강물을 흔드는 바람아 끈적끈적하잖니
흘러드는 내 귀의 노래
흘러드는 내 손가락 사이의 설탕물
끈적끈적 채웠으니 시절아, 따라갈까 붙어갈까
저 입이 움켜쥔 군침
밀크와 딸기가 섞인 백 개의 강이 흐르고
채워지지 않는 입은 둥근 허공을 쪽쪽 빨고 있는데
화공畵工은 어딜 갔다니,
달콤한 혀로 천 개의 침을 찍어
노는 물결 위에 한생을 그리고 그려야 하는데
오, 살랑대는 추파秋波
춥스! 이제 곧 앙상한 겨울 막대만 남을 텐데
가까스로 가을인데
-『와락』2008. 5. 시집
와락
반 평도 채 못되는 네 살갗
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락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와락』2008. 5. 시집
출처 : 원주문학
글쓴이 : 윤종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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