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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스크랩] 꽃잎 1/ 김수영

오선민 2010. 6. 7. 09:37

 

 

 

 

 * 사진 : 김금자 시인

 

· 1

 

 

       김춘수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

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혁명 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 같고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글쓴이 : 박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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