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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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사의띄어쓰기 2 (집 밖에 있다 / 집밖에 없다

오선민 2013. 1. 2. 14:01

 

'밖에'가 '바깥에' 또는 '~ 말고'의 의미일 때는 앞말과 띄어 쓰지만 '그것 말고는' 또는 '그것 이외에는'의 의미일 때는 조사로 보아서 붙여 씁니다. 조사 '밖에'가 쓰이면 언제나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뒤에 나옵니다.

밖에 나갈 땐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나가거라.
밖에 다른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세요.
겨우 이것밖에 남은 게 없니?
떨어져 봤자 조금 다치기밖에 더하겠니?

대개 문장의 첫머리에 쓰이면서 긍정적인 대답을 할 때 쓰는 '그래'는 감탄사입니다. 반면에 문장의 끝에서 문장의 내용을 강조할 때 쓰는 '그래'는 조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그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조사 '그려'는 표준어이지만 감탄사 '그려'는 표준어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 알아들었으니까 그만 가 봐.
자네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는구먼그래.
일주일 전에 나갔던 놈이 이제야 돌아왔네그려.

'이 말은 너를 보고 하는 말이 아니야', '그는 그 여자의 배경만 보고 결혼했다'와 같은 문장에서 쓰인 '보고'는 동사 '보다'의 활용형이므로 당연히 앞말과 띄어 씁니다. 그런데 '보고'가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말 바로 뒤에 쓰여서 '~한테, ~에게, ~더러'의 뜻을 나타낼 때에는 조사로 보아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누가 너보고 그 일을 하라고 그러더냐?
친구보고 네 일을 대신하라고 시키면 어쩌니?

'내가 잘못한 것으로 치고 더 이상 딴소리하지 마라', '그는 다른 무엇보다도 명예를 최고라고 치고 사는 사람이다'와 같은 문장에서 쓰인 '치고'는 동사 '치다'의 활용형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그런데 '치고'가 체언 바로 뒤에 쓰여서 '그 전체가 예외 없이' 또는 '그중에서는 예외적으로'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조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남의 목숨 초개처럼 아는 사람치고 제 목숨은 천금처럼 알고 떨지 않는 사람 없다더니······. <박완서, 미망>
많이 쌀쌀해지긴 했지만 겨울 날씨치고 따뜻하다.

'나마'가 '남짓'과 같은 뜻으로 쓰인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하지만 '부족하지만 아쉬운 대로'의 뜻으로 쓰인 '나마'는 조사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앞말에 받침이 있을 때에는 '이나마'가 됩니다.

한 병사가 하복부에 관통상을 입고도 그 구멍 뚫린 하복부에다 제 옷섶을 틀어막아 가며,
반 시간
나마 걸려야 하는 진지까지 돌아와서야 고꾸라진 일이 있었다. <황순원, 너와 나만의 시간>

그런대로 그녀는 한때나마 가문의 사랑을 한 몸으로 독차지하며 최씨 집안의 보배였을 건
말할 나위가 없다 할 거였다. <이문구, 장한몽>

아닌 게 아니라 태영과 이태는 잠깐 동안이나마 자기들이 유격대의 일원이란 처지를 잊고
있었다. <이병주, 지리산>

 
글_ 이대성 | 어문연구팀 학예연구관

 

출처 : 삼각산의 바람과 노래
글쓴이 : 흐르는 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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