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저 소리 / 배경자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저 소리
배경자
어설픈 잠결
새벽 문 틈 사이로 들려오는
내 귀가 놀란 눈처럼 커지는 저 소리
여름밤의 눅진한 물방울 냄새
열대아 쫓는 지루한 시간
온 몸이 시원해진다 저 소리
찰랑하게 담겨진 물의 경전
새벽이 절정이다
논의 음절, 화음, 메들리가 있는 저 소리
대합창
숙연해진다
ㅡ출처 : 『詩하늘』(2013. 여름)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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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듣는 저 소리
때론 성가시기도 하지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할 수도 있는
대합창
여름밤을 일깨우는 개구리 울음
지금도 멀리서 희미하게 들린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마치 아기 울음 같아서
들을수록 가슴에 안정이 깃든다
다산의 복을 가진 개구리 울음소리
숭풍숭풍 아기 잘 낳는 미개인이
이 시대에는 꼭 필요하다
겨울을 이기고 돌아오는 개구리처럼
사람 걱정 없게 세파에 약아빠진 인간이 아니라
세상을 걱정하는 참한 미개인이 필요하다
저 개구리 소리처럼 우리도 단순해질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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