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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연못 정원에서 / 한규동 본문

좋은 시 감상

모네의 연못 정원에서 / 한규동

오선민 2013. 11. 29. 16:36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모네의 연못 정원에서

 

한규동

 

 

가시수련이 진흙 속에 흰 발을 뻗는다

 

연못물은 진공상태로 양수처럼 꽉 차있다

 

물이 움직일 때마다 달의 꼬리가 보인다

 

물 밖, 우주에서 잎들은 몸을 펼치고 또 자신을 넓힌다.

 

둥근 잎들은 물위 펴가며 분만을 준비한다.

 

모네의 연못 정원에 온몸을 투신해야 했다

 

몸을 던져야 몸도 마음도 연잎처럼 넓어진다.

 

잎들이 물과 함께 출렁이며 하나가 된다.

 

가시수련 옆으로 보름달이 꼼지락거린다.

 

내 안의 가슴이 환하다

 

 

 

ㅡ출처 : 『시와사람』(2011. 여름)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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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이면

우선 아름다운 여인들이 생각난다

아름다움에는 가시가 있다는 속설을 믿기로 한다

가시수련이라는 가상의 여인이 사는 정원에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소통이 안 되는

절묘한 만남의 장소다

연못 깊이 발을 내리고 중심을 잡고서는

교교한 달빛과 더불어 출렁인다

연잎을 뚫고 솟아오르는 가시연꽃의 자태를 보면

내 안의 가슴이 아니 환해지겠는가

몰두가 이름다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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