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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NIE칼럼]나의 스승, 신문

오선민 2015. 4. 22. 10:35

2015-4-21 (화) 10면

 

 

[NIE칼럼]나의 스승, 신문

이영춘 시인 전 원주여고 교장

 

 


나는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신문을 읽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신문 한 부를 다 읽으면 책 한 권을 읽는 양과 같다”고 했다. 이 말 역시 신문에서 읽은 것이다.

신문은 지식, 상식은 물론 창작수업을 할 때도 아주 좋은 자료다. 제목은 대부분 비유적인 문장으로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세상을 강타하고 있는 정치권을 은유할 때 “판도라의 상자, 어디까지 열릴까?” 등은 모두 시적인 표현이다. 이런 비유와 상징어를 썼을 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한층 더 극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어느 날 신문을 넘기다가 이런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 “어머니의 무릎 뼈에 가을이 옵니다.” 무슨 시인가 했더니 `관절염' 약을 선전하는 글귀였다. 홍천 찰옥수수를 선전하는 글귀에서는 “초록 입술에 보랏빛 덧니! 찰지다, 너-” 이 얼마나 맛깔스러운 표현인가! 언젠가 강원일보『言中言』에 `인류사의 네 번째 사과'란 표현이 눈에 띄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공식 E=mc²에 비견되는 `잡스=애플'이다. 한 입 베어 먹은 모양의 애플사 로고에 대해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4번째 사과”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미술평론가였던 모리스 드니가 세잔느의 그림을 예찬하기 위해 꼽은 3개의 사과에 추가한 찬사다.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세잔느의 사과의 맥을 잇는다는 것이다.” 이 글은 비유와 함께 지식과 상식을 두루 제공하는 함축적인 내용으로 많은 것을 음미하게 한다.

필자가 신문 보기를 권장하는 또 하나의 큰 이유가 있다.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이나 논설문을 통과해야 할 사람들에게 `사설'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로 나는 모 시험에서 전 과목 올 100점을 받았던 적이 있다. 방법은 각 학과의 내용을 다 파악해 놓은 다음 책은 아예 덮어 놓는다. 그리고는 각 신문을 다 모아다 놓고 밤새 `사설' 읽기를 시작한다. 이유는 `문장'의 흐름과 톤(Tone)을 내 몸에 익히기 위해서다. `사설'은 삼단구성이 완전무결함과 동시에 일단 문장이 좋다. 대부분 팍팍 튀는 단문으로 쓰여 있다. 그래서 설득력이 강하다. 독창성도 강하다. 우리나라 대입 논설문에서 학생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천편일률적으로 내용과 형식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문장 서술과 구사하는 방법이 좋아야 한다. 그 다음은 `남과 다른 나만의 생각'을 써야 한다. 그것이 독창성이다. 아무튼 필자의 경험으로 나만의 독창성과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하여 신문 `사설'을 스승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우선 매일 아침 배달되는 신문부터 읽는다면 많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처 : 이영춘 시 창작 교실
글쓴이 : 이종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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