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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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의 개
강인한
벼랑에 서서 우는 한 마리 늑대
찰스 브론슨처럼 당당한 분노를
아, 나는 가질 수가 없네.
구석진 눈물을 홀로 닦으며 닦으며
쓰라린 공황만이 뻗쳐 있는 거리를
나는 걸어가네.
당신의 기름진 웅변이
펄럭펄럭 낮은 시가지를 날아다니고
그보다 낮은 머리로
터덜터덜 걸어가네.
낮은 곳에서 더욱 낮은 곳으로
배회하는 한 마리 개
새끼들 앞에 서면 분명해지는 진실을
외면하고 마는
거세당한 숫소의 눈망울에
플라스틱제 음식 표본 같은
오늘의 풍경.
벼랑에 서서 우는 한 마리 늑대
찰스 브론슨처럼 당당한 분노를
아, 나는 가질 수가 없네.
—1974년 1월에 썼고, 월간 시 전문지《心象》에 발표.
시집『전라도 시인』(1982)에 수록.
출처 : 푸른 시의 방
글쓴이 : 강인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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