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고향유감 / 박건호 본문

좋은 시 감상

고향유감 / 박건호

오선민 2016. 4. 19. 09:29

고향유감 / 박건호

 

 

내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곳에 묻어놓은 유년시절 때문이다

배부른산 정기가 흘러내려 포근히 안은

내 고향 마을은 평생이가도 잊을 수 없는 곳

 

사립문을 나서면 쏟아져 들어오는

풀꽃내음을 마시러왔다

논둑길에 서서 하늘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크면 하늘을 걸어가리라 믿었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흑석동 셋방에서 사당동 셋방에서

혹은 성남의 셋방에서

한 잔의 술로 달래던 것은 향수라고 하지만

부동산 투기꾼으로 망가지고 있었다

 

오해하지마라

지금은 금의환향 한 8학군의 사람으로

여기 머물다 떠나는 것이지만

내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곳에 묻어놓은

유년시절 때문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