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詩 창작강의 및 문학이론 (86)
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비평계에서는 비평가가 육십이 될 때까지 계속 비평을 하는 경우가 없어요. 대개가 삼십대에 등단을 해서 사십대 초반이 되면 절필을 해요. 이들 비평가들의 감성이라는 게 그들 또래의 감성에 호감을 갖게 되니까 자연히 또 비평의 방향이 그렇게 되고, 또 그 내부에서 인간적인 ..
최근 젊은 시인들의 실험의식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방기하고 환상 속으로 접어드는 것도 역설적으로 시대의 삶을 드러내보려는 의지의 발로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실험을 위한 실험, 환상뿐인 환상은 삶이나 시에는 너무 공허합니다. 최근 젊은 시인들에게까지 널..
딴전을 부린다는 것은 또 다른 우회적인 말하기이다. 번연히 그러한 상황을 보여주면서도 의도적으로 딴전을 피우며 짐짓 모른 척 한다. 말하고 싶은 의도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모른 척 말하지 않는다. 이런 딴전의 상황을 맞이하는 독자는 왜 말하지 않는지 답답해하게 되고, 답답함을 직접 찾아 나..
ㅇ 현대에 접어들어 문체(스타일)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희박해지고 있는 것은 쓸쓸한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글씨(개성적인 인격)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과 부합해 있는 것 같다. 문체라는 관념은 역사적으로 인격에 대한 인식과 함께 소장(消長)을 거듭해온 것 같다. 고대에 있어..
문인이 된다는 것, 혹은 시인이 된다는 것이 단순히 개인적 욕망을 채우는 일로 끝나는 것 같아 서글퍼질 때가 있다. 특히 시를 장신구로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문예지를 보면 역겨움이 느껴진다. 등단 기회 제공을 최후의 목적으로 하는 정체 불명의 문예지의 범람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