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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https://youtu.be/vqVVD0waPA0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는지에 대해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하기 위해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에게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대답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접기로 한다 박영희 요즘 아내가 하는 걸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 접기로 한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 다 쓴 편지도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 두 눈 딱 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일지라도 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 두 번을 접고 또 두 번을 더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지 않던가 살다 보면 이슬비도 장대비도 한순간, 햇살에 배겨나지 못하는 우산 접듯 반만 접기로 한다 반에 반만 접어보기로 한다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
목마와 숙녀 /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
아들아! / 이미경 아들아! 너 없는 이 곳에 꽃이 핀단다. 아들아! 너 떠난 이 곳에 바람이 분단다. 너를 잃고 주저앉은 내 가슴 속에는 어둠만이 가득한데 여전히 이 나라에는 해가 뜬단다. 여전히 나무가 자라고 숲이 우거지고 새들이 노래한단다. 햇살 가득한 바다에는 파도가 밀려오고 갈매기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모래알이 반짝인단다. 네가 없었다면 이 나무와 숲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었을까. 네가 없었다면 저 바다와 갈매기는 누구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아들아! 나라가 있어 내가 너를 낳을 수 있었기에 네가 있어 이 나라를 지키고 어미를 지켰구나. 나라가 있어 네 이름을 가질 수 있었기에 네가 있어 이 나라의 이름을 지키고 이 민족을 지켰구나. 아들아! 살아있어서 네가 나의 기쁨이었다면 죽어서는 나라의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