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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푸른밤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나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하나 꽃피어풀밭이 달라지겠냐고말하지말라 네가 꽃피우고 나도 꽃피우면결국 풀밭이 온통꽃밭이 되는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산이 달라지겠냐고도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것 아니겠느냐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늘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르 때는 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오선민 시인, 2년 만에 시집 발표 두 번째 시집 '바람이 붓이 되어' 오선민(61) 시인이 2021년 첫 시집인 '바다를 두드려 음표를 그려봐'를 출간한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바람이 붓이 되어'를 발표했다. 오 시인이 첫 번째 시집을 통해 하나의 큰 시적 마을을 완성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사물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사이에 놓인 지정의 세계를 탐색하며 쌓아 올린 넓은 시적 스펙트럼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총 5부에 걸쳐 실은 작품들은 오랜 시간 삶과 자연의 일상적인 소재들을 다양한 패턴으로 승화시킨 시를 써온 시인이 보여주는 새로운 시적 성찰이다.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내면 탐구와 시적 사유를 경험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2008년 '월간문학바탕'에서 시로, 2020년에는 (사)한국시조..

제61회 강원사랑 시화전 우수상 수상 작품 팔봉산을 오르며 오선민 낮은 산 푸른 강물 어울린 모습이나 여덟 개 봉우리는 바윗길 험악하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곳에서 만난다 산 위를 오르듯이 치열한 삶의 현장 힘들게 버텨내던 시간을 보상받듯 자연의 섭리 앞에서 경건해진 내 마음 무수한 헛된 생각 내 발길 붙잡는데 자연의 무한한 힘 마음을 다독이니 지나온 모든 허상들 한순간에 사라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하고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