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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스크랩] 2010 명시선 / 오세영

오선민 2010. 5. 13. 07:36

오세영

 

온천

 

정차를 모르는

저 끝없는 질주

어디에 가겠는 것이냐

무슨일로 가겠다는 것이냐

수천억 키로를 달려온 지구

엔진은 과열이다

온 차체가 뜨끈하다.

오버 히트

라디에이테에서

철철 끓는 물이 넘친다.

한 번쯤은 질주를 멈추고

뜨거운 몸을 식혀야 할 지구는 지금

이상난동

 

- 『월간문학』2007. 4월호

 

 

꽃샘추위

 

어지워라

첫사랑의 아픔은 항생제로도

듣지 않는다

뜨겁게 달아 오른 체열로 밤을 하얗게

밝힌 아침.

 

봄이 오는 가 싶더니 문득

눈보라가 몰아친다

벌던 꽃잎을 접고

맨몸으로 오한을 견디어내는

뜰의 홍매화 한 쌍

 

-『바람의 그림자』2009. 시집

출처 : 원주문학
글쓴이 : 윤종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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