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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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강인한
산다는 것은
맨몸으로 소금밭을 밀어가는 일이었다.
캄캄한 뻘흙 속
진실은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다.
발가벗은 몸뚱이에
머언 먼 파도 소리 새겨져 갈 때
흐린 물살에 쓸려
슬픔도 저와 같이 풀려 가는지.
아니다! 아니다!
소리치는 혀에 꽂히는 모래알
모래알의 아픔이 살을 찢는다.
언제쯤이랴,
죄없이 찢어지는 이 아픔도 닳아져서
둥글고 은은한 빛이 되는
그런 날이 온다면.
산다는 것은
뻘흙 속에서, 캄캄한 뻘흙 속에서
손 닿지 않는
천상의 등불을 찾아 헤매는 일이었다.
출처 : 원주문학
글쓴이 : 서봉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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