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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첫 눈......

오선민 2011. 1. 8. 17:07

 

첫 눈 - 오선민 수줍어서 낮에는 못 오겠어요. 그래서 다 잠든 밤에 살며시 녀려 왔어요. 어두운 밤이라지만 다 보이는걸요, 전나무 위에도 대추나무 위에도 길가의 풀잎 위에도 숨어 봤지만 아침이 되니 태양이 크게 소리쳐 온 세상에 알려 졌어요. 부끄러워 자꾸만 내 몸이 사그라들어요. 그래도 다 사라지는건 서운 했던 모양이에요. 앞 마당 뜰 구석에 나무가지 사이로 흔적이 조금 남아 있네요. 나는 부끄러운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봐요. 좋아라 함성 지르고 손뼉치고 찻 만남은 설레이고 가슴 뛰는 일이에요. 부끄러워 밤에 살며시 왔지만 이젠 낮에도 발그레한 볼 감추지 않고 올래요. 온 세상을 은빛으로 수 놓고 태양이 빛나면 수정가루 뿌려주고 그렇게 그렇게 내려 올래요.

출처 : 함께하는 쉼터
글쓴이 : 청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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