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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평

김영승의 「반성 10」감상 / 손택수

오선민 2011. 1. 14. 04:54

김영승의 「반성 10」감상 / 손택수

 

 

반성 10

 

   김영승(1959∼ )

 

 

 

연탄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장이지? 금방이겠다. 머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검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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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검사 때마다 손톱 밑에 낀 때 때문에 항상 지적을 받곤 하는 아이였다. 나는 그런 짝을 둔 게 창피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26년 만에 연탄보급소를 취재하기 위해 내가 자란 마을을 찾았다. 40년이 넘었다는 연탄보급소는 그 연륜도 연륜이지만 부녀가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더 유명했다. ‘딸아가,어렸을 때부터 참 착했제. 학교만 마치면 집에 와서 아버지 연탄 수레를 안 밀었나. 이 동네 사람들치고 그 집 딸 도움 없이 겨울 난 사람은 없을 끼다 아마. 지금도 독거노인들한테는 장당 20∼30원씩 싸게 배달한다 카더마.’

   잔뜩 기대를 품고 찾아간 보급소에서 뜻밖의 사람을 만났다. 연탄재가 손금에 박여 지워지지 않는 손으로 반갑게 맞아주던 그녀, 내 짝 말순이였다.

 

손택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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