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그 집 / 홍성란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그 집
홍성란
도라지 삼국화 핀 촌집이 좋아 맴돌다가
돌다가 꽃사진만 잔뜩 담아 왔는데
진정 나
좋아한 건 무얼까, 꽃일까
집일까
널 좋아한 게 아니라 너의 말이 좋았던 거야
널 좋아한 게 아니라 그 꽃자리가 좋았던 거야
그 집을
떠나며 무느며 나는 자꾸
울었네
-출처 : 『문학사상』(2012. 9)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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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가보면 다 허물어져 가는 집이라도
자리 잡고 살고 싶은 곳이 있다
아마도 화자가 다녀온 그 집이 그런 집이거나
이제는 별리로 마감해야 할 고향집일 것이리라
오래 전부터 익숙해진 꽃과의 이별이 내키는 일은 아닐 터
꽃은 자신이 가지는 순수 꽃말들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걸 좋아한다, 그리고
그런 꽃말을 가진 그 꽃자리도 좋아한다
별리는 아쉽지만 잊지 않으려
사진에라도 담아 간다니 다행이다
떠나는 발걸음이 아쉬워
자꾸 울었다는 화자의 마음을 이해하기로 한다
한 편의 동화 같은 내용이라
고향집을 몹시 그립게 한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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