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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나를 통과할 때 / 김선아 본문

좋은 시 감상

무언가 나를 통과할 때 / 김선아

오선민 2014. 2. 12. 19:09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무언가 나를 통과할 때

 

김선아

 

 

초면에 눈빛이 지지직!

마주 웃다, 고개 젖혀 까르르!

입술이 이슬처럼 내 입에 닿을 때

예기치 않은 수수꽃다리향!

광활한 유채밭에서

지리산과 살을 부비고 하늘이 쏟아질 때

출국게이트 창문가에서 불현듯 아카시 향이 날 때

비행기 고도를 높일 때

티벳 하늘 넓은 품에 안길 때

찌릿했던 샴예 사원

야크버터향의 오색 사원

성당에서 주르륵 눈물이 날 때

정향 품은 노차老茶 마실 때

흐드러진 불꽃놀이 순간

애인과 놀이공원 갔을 때

롤러코스트 최고점 직전에!

파도가 와락! 다가 올 때

빗방울 후두둑! 튀어오를 때

화락!

통제할 수 없는 이 무엇

무아지경! 온통

지나가갈 때!

 

 

 

ㅡ출처 : 『詩하늘』(2013. 여름)

ㅡ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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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통한다는 말

믿기로 한다

꼼짝 못하게 하는 저 전율

살다가 더러 만나는 저것 때문에

신명이 날 때가 많다

어느 날 싱글벙글인 사람을 만났을 때

캐묻지 않아도 짐작이 가는 저 기쁨

누구에게나 나눠주고 싶은데

나는 그런 위인이 못 되어서리

화자는 참 행복하다

저렇게나 많은 전율을 입었으니

한 마디로 복 터졌어야!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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