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스크랩] 옹이 / 이대의 < 유진의 시읽기> 본문
☛ 서울일보/ 2014.1.21(화요일)자
詩가 있는 풍경
옹이
ㅡ 이대의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다
너무 부끄러워 마라
나무도 상처의 뿌리를 뽑지 못하고 살아간다
상처는 부끄럽고 숨기고 싶으나
그 아픔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
상처는 이겨내야 하는 것
나무도 한때는
작은 일에 예민하게 몸살을 앓았다
숨기고 싶은 상처를 이겨내고
마침내 옹이를 만들어 낸 것
옹이가 있어
이젠 웬만한 상처는 그냥 견뎌낼 수 있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향기도 없다
나무도 옹이가 있어야 향기로운 것
상처를 견뎌내는 뿌리
옹이가 있어 나무는 단단하게 산다
◆시 읽기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상처는 아픔이지만 상처자국은 훈장이다. 역경을 견디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깨침과 지혜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가 성숙한 사람을 만든다.
기암절벽과 괴석이 더 멋있고, 비틀리고 툭툭 불거진 옹이가 나무의 연륜과 기품을 보여주는 것처럼, 삶의 역경 속에서 지혜를 터득한사람의 의연한 모습과 맛과 멋을 갖춘 연륜이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저절로 진정한 사람의 향기가 풍겨 나오는 것이다.
유 진/ 시인, 첼리스트<선린대학 출강>
출처 : 유진& 선린대학 문예창작과정
글쓴이 : 유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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